간만에 집에서 마음 편하게 맥주 한 잔! 솔직히 100% 마음 편한건 아니지만, 아무튼 퇴근길에 레바툰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는데 나름 결론을 잘 내린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니 최근 몇 년간은 아무런 계획 없이, 하고 싶은것도 없이 그냥 살았던것 같다.
이번 기회에 무언가 거창하진 않더라도 계획을 세워 진행을 해야 겠다.
이 나이 먹고 이런걸 블로그에 남기는것도 유치하지만...
뭐 아무튼 내일 일단 EXXX 쪽 일 진행하면서 이번주 내로 계획 수립을 마무리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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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과음으로 만신창이가 된채 하루를 잘 마무리 하고 약간 늦은 퇴근을 했다.
요즘 교통비라도 아껴볼 심산으로 전철로 퇴근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솔직히 버스 타고 싶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매 순간 발생하는 일이나 대상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대상을 판단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왜 나는 절망만을 느끼게 될까.

이제,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내 인생과 가족만 생각하자. 쓸데없이 마음쓰고 걱정하며 살지 말자.

지금껏 개발자로 살아온 인생이 100이라 하면, 내가 머리를 쥐어짜고 고민해서 로직을 만든건... 3이다.
처지를 탓하거나, 누구를 탓하는건 의미가 없다.
그래도, 문득 생각이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기분은 참 거시기 하구나.

제목 없음

오유에서 가져온 사진(링크를 못땄네 T.T).

내가 트루먼인것 같다.
트루먼쇼
얼마전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구었던 "IT맨, 내가 사직서를 쓰는 이유" 글이 있었다.
한 번 쓰윽 훑어 보고는 대략 공감이 간다는 식으로만 넘기고 말았는데,
오늘 갑자기 생긴 일정을 정신없이 처리하고 난 후 우울한 기분에 작정을 하고 읽어 보았다.

구구절절이 모두 맞는 말이고, 100%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내 상황과 그리도 똑같은지 짐 캐리의 No.23과 같은 심정이었다.
마치 누가 내 과거와 현재의 삶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그런데 바뀐 갑의 담당자 왈
"디자인 다시 하고 서비스 기획 다시 하죠"
자기들이 컨펌한걸 다시 하란다. 그리고 그 지옥같은 일정이 다시 한 달 반복되었다.
꼭 내 얘기였다. 뭐 100% 같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작년 8월부터 올 해 2월까지 모 정유사 유지보수, 기능개선 프로젝트 하면서 당했던 상황과 비슷했다. 그 때는 술자리의 안주거리가 그 정유사였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그 회사 기름 넣으면 다시는 안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솔직히 클라이언트는 99% 이상이 위의 글과 비슷하다.
대기업이던, 중소기업이던, 많이 배운 사람이건 그렇지 못한 사람이건간에
내 경험상 전부 똑같은 과정이 되풀이 되었다.

링크건 글에서도 나왔지만, 일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급급하다.
감언 이설로, 사탕발림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그 뒷치닥 거리는 온전히 개발자 몫이 되어 버린다.
솔직히, 약간의 거짓말 보태면 내가 가도 충분히 수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사탕발림을 남발해서 꼬시는데, 안넘어가는 클라이언트가 어디 있으랴.

무지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고 조율해서 확실한 기획과 일정관리를 바탕으로 진행해도 모자를 판에,
주먹 구구식으로 따낸 프로젝트를 일정관리란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개발자 의견 무시된
일정에 맞춰 완료해야 한다고 옆에서 닥달하고, 안달하고...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 말도 안되는 일정에 맞춰 끝낸다면 그건 인간 승리요, 연봉협상시 따블(?)을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 되지만 현실은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덤벼도 보았지만 결국에는 GG치고 나름 일정 및 설계 빡시게 해서 하다 보면은 일정 넘어가는건 당연지사요, 넘어간 일정에 대한 보상이랍시고 클라이언트가 추가로 제시하는 말도 안되는 요구조건을 무슨 꽂감이라도 되는 것처럼 넙죽넙죽 받아오는 모습을 보면 처음 마음 먹었던 일정, 설계는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가 버리고 머리속은 백지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분명 내가 만든 루틴이고 코드, 주석인데 나중에 보면 도대체 뭔 소린지 모르게 되더라.

지금 다니는 회사 바로 전 회사까지만 해도 이 상황이 100% 맞았었다.
사람들은 좋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모든 직원을 이성을 잃어버리고 회사 그만두게 만드더구만.
(그 미꾸라지 기획 팀장이었음.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사장님도 GG 하셨다는... 쿨럭)

지금 회사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대략 좋지 않다), 줄줄이 나간 회사 동료 및 선배들 때문에 결국 내 상황이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들은 선견지명이 있었을까?
상황이 안좋게 기울어 가는걸 눈치채고 나간 것일까?

오늘 내가 할 일도 아닌데(난 응용 어플 개발자가 아님) 단지 나 혼자 사무실에 남았다는 이유로 군대 제대후 최대 삽질을 하고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위의 글이 생각나서 다시 읽어 보았지.

뭘까... 이 공허함은.

덧1) 우리 회사 합병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개발자가 120명이나 되는 회사가 뭐 먹을게 있다고 우리 같은... 쿨럭.

덧2) 우리 대표님 나보고 여권부터 일단 만들어 놓으라고 하시던데...
       혹시 외국 어선에 팔아 버리시려고 하나? 털썩.

덧3) 그래도 난 저 글을 쓰신 분처럼 살인적인 야근은 안해서 다행이다(응?)

덧4) 집에와서 마저 쓰다가 책상 앞에 있는 거울을 봤는데...
      거울 안에 팬더가 한 마리 있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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