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준호야,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어. 그런데, 제목이 뭔지 도통 기억이 안난다."

음...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군.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해보신적이 없어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니 워낭소리라는 영화더군.
어머니께 스틸컷하고 줄거리를 말씀드리니 맞다고 하시길래, 예매를 했고 오늘 이모님과 두 분이서 극장에 다녀오셨다.

설 연휴에 몰아닥친 한파와 폭설 때문에 극장에 못 가는게 아닌가 하고 내심 걱정하시던 어머니는 영화를 보시고는 흡족해 하시는것 같았다. 덩달아 기분 좋아 지더군.
어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어머니께서 가방에서 왠 핸드폰을 꺼내시더라.

"건 뭐에요?"
"응, 영화 끝나고 언니(이모)하고 막 수다 떨다가 나가려고 하는데, 옆에 누가 이걸 놓고 갔더라고. 그래서 가져왔어. 연락오면 찾아주려고."
"아이고, 그거 거기 일하는 직원한테 그냥 주시면 되는데, 뭐 하러 갖고 오셨어요!!!"
"아니 난 그냥... 찾아 주려고."

어머니는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갖고 오셨단다.
이런 상황에 익숙치 않으시니, 그러실 수 있겠지.

핸드폰에 통화내역을 보니, 남자친구(fiance라고 되어 있더군) 전화번호가 있길래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우리집 위치를 설명해주곤 찾으러 오라고 했다.
얼마뒤에 전화가 왔고, 마침 부모님이 마트에 가신다며 직접 전해주시겠다며 가지고 나가셨다.
그리곤 과자 한 봉지를 가져 오셨다.
"너가 돈 같은거 주면 받지 말라고 해서 그냥 오려고 했는데, 걔들이 계속 이걸 주더라고."

풋. 그 커플이 귀엽게 느껴지더구나. :-P

덧1 과자 잘 먹었습니다~~

감사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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