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아니, 씻고 있느라 못 받아서 내가 전화를 했다.
녀석 취해 있었다.

"임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준호야... 힘들다."
"왜? 너 지금 어디냐. 너 말 안하면 제수씨한테 내가 전화 한다."
"아냐... 하지마."
"..."
"준호야... 세상 사는게 참 힘들다."
"..."

혼자서 술을 마셨단다.
속상하고, 답답해서 혼자 술을 마셨단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놀이터에 앉아 펑펑 울었단다.
쌓였던것 전부 울음으로 날려 버리고 싶었는데 반 밖에 못 울었단다.

6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몸이 안좋아 그만 두고, 이리저리 먹고 살 길을 알아보다가 뭔가 시작을 한다고 했었다. 의류업쪽이라 했는데 자세히 알려주질 않아서 그려려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많이 힘든가봐.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새끼들 때문에 포기 하고 싶어도 포기 할 수가 없단다.
제수씨에게 너무 미안해서 결혼하고 6년만에 융자받아 어렵게 장만할 집을 제수씨 명의로 해줬다고 한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부부인데 대한민국에서는 노력만으로는 안되는게 너무 많은것 같다.

이보게 친구.
내 주말에 내려가겠네. 술 한 잔 하면서 자네 남은 나머지 눈물 같이 흘려 주겠네.
기운내게 친구.
우리 아직 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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