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백 포스팅 : MegaWave

MegaWave님의 포스팅을 보고,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컴퓨터라는 물건을 접하고 처음으로 제대로된 정품(증정품 말고)을 구입한게 옛날 Pentium 초창기 모델을 사용할 때 산 삼국지5가 아닌가 싶다. 그 때 당시 4만원에 육박하는 게임을 구입한뒤 주변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자중의 한 사람이었고,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기를 쓰고 불법 복사를 하기 위해 노력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정품을 사고 왜 눈치를 봤어야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그 후로 소위 IT 관련 업계에 몸담기 시작했고, 여전히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크랙 정보가 나오면 다운 받아야 안심이 되었고, 몇 만원 대의 소프트웨어 구입비용 조차 돈낭비라는 이상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한 생각을 갖고 직장 생활을 하던중, 모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종 소프트웨어(운영체제 및 DB)에 대한 불법 사용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정품 구입 후 진행과 일단 진행후 검토라는 의견으로 사장님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물론 나는 전자쪽이었다).

그 후로 생각을 바꿔 에디트플러스(2005년)를 구입하게 되었다.
(IT 종사 후 처음으로 정품 구입)
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님이 알게 되었고, "돈낭비" 라는 지적을 받았다.
내가 프로그램을 구입후 회사에 청구한 것도 아니었고, 순수 개인적으로 구입한 것인데도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그 후로 몇 번의 이직 후 현 회사에 들어왔을 때도, 사용하던 노트북의 기본 제공 운영체제가 Windows XP Home Edition이어서 39만 5천원을 주고 Professional 버전을 구입하였고,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반응을 또 다시 겪어야 했다.

"아이구. 준호씨 돈 많아? 시디 없으면 얘기를 하지. 내가 하나 구워다 줄 수 있는데..."

예전에 삼국지5를 구입했을 때라면 '내가 잘못한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겠지만, 이제는 달랐다.
"아니, 내 돈주고 정품 구입했는데, 정품 사용자가 되겠다는데 왜 그런 얘기를 하세요?"
물론 나에게 핀잔을 주었던 사람들 열이면 열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MegaWave님 말씀처럼 현실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100% 구입할 수는 없다. 아니, 불가능하다.
간단한 얘로 내가 MS-SQL 기반의 작업을 하기 위해서 해당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려면 최소 1,200,000원(2005, 교육용 버전)이 든다.
또 .net 기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Visual Studio 역시 961,000원(2005 Pro, 기업 회원가)이다.
봉급쟁이가 사기에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이고, 회사차원에서 개발에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기에도 망설여 지는 가격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적정선에서는 될 수 있으면 정품을 구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맥을 구입하고 작업 환경을 OS X으로 맞추면서 정품으로 구입한 소프트웨어도 3개다.
(물론 개발과 상관없는 QuickTime Pro도 있지만)

마지막으로 MegaWave님의 마지막 말씀에 한 표를 던진다.
당신 IT인 맞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당신이 돈을 못 버는거라고...

덧1) 난 XP Pro 정품 사용자인데, Ultimate 업그레이드 버전의 가격이 30만원대 후반이더군. 털썩.
       에잇... 도둑 놈들.
덧2) 맥을 구입하면 부가적인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우스, 키보드, 프로그램...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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