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3 Cookbook

취미생활에서 생계수단으로 바뀐지 어언 4개월째.
말 그대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했던걸 본업으로 하려니 애로사항이 많구나.
메모리 관리 문제만 잘 해결된다면, 예전에 생각했던것처럼 UI쪽은 평정을 할텐데...

덧1 목표가 생겼다. 7월 S전자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메신저 제작(FDS 사용 X).
덧2 얼어죽을.

블로그란게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면서 자신만의 기록을 웹에 남기는거라 하던데.
블로그질 시작한지 언 몇 년이 되었어도, 늘어나지 않는 포스팅.
가끔 하는 포스팅은 푸념섞인 투정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원인이 뭘까 생각했는데.
내가 이 직업을 택한게 이유인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종일 키보드와 씨름하고, 나름 고민하고, 표현하면 뒤집어 엎는 들.
그로인해 늘어만 가는 짜증새치, 그리고 흡연량.

출근길에 '오늘은 열심히 해보자'라는 자기 최면을 걸지만, 이제는 나의 표정이 되어버린
짜증섞인 얼굴.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The Office(US)를 보면, 사무실에서 참 재미있게, 아옹다옹 사람 살아가는
냄새도 나더만.
내가 속해 있는 이 곳은, 서로의 의견을 내새우며 싸우는 갑,을,병,정...들의 목소리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는 갑,을,병,정...들의 목소리와
목구멍까지 올라온 육두문자를 속으로 삭히며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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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에 맞춰 자료를 주지않는 갑 때문에 여기저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내 현실이 우스워
몇 자 적어본다.

덧1 내 인생 최대 희망은, 로또 맞아서 이 일을 취미생활로 할 수 있는 것.

요즘 정부기관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한 3일정도 쉰거 같다. :-(
뭐 바빠서 출근하는 것이니까 크게 불만은 없다.
하지만 정작 열 받는것은...

지금 작업하는 구조가 타 기관과 연계되는 시스템이다.
해당 담당자들(공무원)간의 업무 협조가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한 상황이다.
내가 예전부터 공무원에 대해 그다지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지만, 여기와서 확실하게 깨달았다.
위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기관간에 업무 협조가 아주 절실하다.
지금 내가 작업하는게, A라는 기관에서 돌아가는 데몬을 만들고 있다.
이놈이 하는 역할이, crontab(원래는 thread로 하려고 했으나)에 박아 두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각각의 기관을 돌면서 우리가 뿌려준 자료에 대해 답변이 달리거나, 변경이 가해진 놈들을 수집해오는 것이다.

말은 쉽다.
잘만 만들어 놓으면 수집이야 서버가 하는 것이고, 가끔 로그 체크만 해주면 되니...
여기까지는 내가 좋아서 한 일이기 때문에, 밤새도록 끙끙거리면서 설계하고, 코딩하고, 디버깅을 한다 치자.
그런데, 내가 만든 놈이 타기관 서버에 접속해서(정확히는 DB 서버) 필요한 정보를 가져와야 되는데,
이 공무원이라는 놈들이 배째라는 식으로 나온다.

뭐 정확히 말하면, 해당 담당 공무원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바쁘다.'
이 말 한마디면 우린 아무말 못한다.
담당 공무원이 직접 작업하는 것도 아니고, SM / SI 업체 직원이 작업하는 것인데, 이 개발자도... 가관이다.
개발 5년차라는데, request.getParameterValues를 모른다. @.@
모르는것은 나쁜게 아니다. 10년차 개발자도 자주 쓰지 않는 명령어나 메서드는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양반... 고집이 장난이 아니다.
나야 원래 투덜이 스머프 기질이 있었다 치고, 순하디 순한 우리 과장님이나 대리님이 육두문자를 날릴 정도니...
해당 기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측을 잠깐 도와주러 온 것도 아니었다.
기관 프로젝트는 (같은 회사) 개발자들이 진행을 하고 있고, 이 사람은 우리 업무를 지원해주기 위해 투입된 인력이었다.
그런데, 천하태평이다.
하루에 jsp 페이지 하나 수정하면 그나마 성공한거다. 에러는 수두룩 하지만...

뭐 나도 잘난것은 없으니, 사람 흉보는 것은 그만하자.
다시 공무원 얘기로 넘어가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도 그렇고 대리님도 그렇고, 실제 개발 인력들의 원성이 대단하다.
과장님도 속상해 하신다.
기관들끼리 업무협조가 잘 안되고 있는 상황에, 가오픈일, 오픈일, 사업 종료일은 다가온다.

이런 상황이 되면, 발등에 불떨어진 사람이 누굴까?
난 당연히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이라 생각을 했는데, 이 양반들 그게 아닌가보다.
담당자들도 알고 있다.
협조가 잘 안되서 우리 작업 진행하는게 무지 힘들다는것을...
그런데, 약속된 날짜데로 진행하란다.
내 작년에 모 정유사 프로젝트 이후로는 회사 상사앞에서 버릇없이 굴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근 1년여만에 다시 많은 사람들(다른 회사 개발자들도 있다) 앞에서 육두문자 날리고 의자 발로 뻥차고...

과장님이 오히려 나보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아... 정말, 정말...
로또 맞으면 이 일 그만둔다.
희망이고, 하고싶은 일이고 다 필요없다.

이런 무개념 클라이언트들 상대하는것도 이제 진심으로 지겹다.


덧1) XX 소프트 노XX 대리. 당신 이 바닥에서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하네.
if, else 구분 못하고... 당신 하나 때문에 몇 시간을 삽질했소.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화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테스트 하다가 저 화면 보고 뜨끔 했을텐데... 하하하 (동병상련이라고 해야 하나?)

예전에 네이버에서 위 그림처럼 디버깅용 쿼리문 찍어 놓은거 발견해서 php cafe에 올려 놓았었는데... :-P
얼마전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구었던 "IT맨, 내가 사직서를 쓰는 이유" 글이 있었다.
한 번 쓰윽 훑어 보고는 대략 공감이 간다는 식으로만 넘기고 말았는데,
오늘 갑자기 생긴 일정을 정신없이 처리하고 난 후 우울한 기분에 작정을 하고 읽어 보았다.

구구절절이 모두 맞는 말이고, 100%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내 상황과 그리도 똑같은지 짐 캐리의 No.23과 같은 심정이었다.
마치 누가 내 과거와 현재의 삶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그런데 바뀐 갑의 담당자 왈
"디자인 다시 하고 서비스 기획 다시 하죠"
자기들이 컨펌한걸 다시 하란다. 그리고 그 지옥같은 일정이 다시 한 달 반복되었다.
꼭 내 얘기였다. 뭐 100% 같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작년 8월부터 올 해 2월까지 모 정유사 유지보수, 기능개선 프로젝트 하면서 당했던 상황과 비슷했다. 그 때는 술자리의 안주거리가 그 정유사였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그 회사 기름 넣으면 다시는 안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솔직히 클라이언트는 99% 이상이 위의 글과 비슷하다.
대기업이던, 중소기업이던, 많이 배운 사람이건 그렇지 못한 사람이건간에
내 경험상 전부 똑같은 과정이 되풀이 되었다.

링크건 글에서도 나왔지만, 일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급급하다.
감언 이설로, 사탕발림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그 뒷치닥 거리는 온전히 개발자 몫이 되어 버린다.
솔직히, 약간의 거짓말 보태면 내가 가도 충분히 수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사탕발림을 남발해서 꼬시는데, 안넘어가는 클라이언트가 어디 있으랴.

무지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고 조율해서 확실한 기획과 일정관리를 바탕으로 진행해도 모자를 판에,
주먹 구구식으로 따낸 프로젝트를 일정관리란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개발자 의견 무시된
일정에 맞춰 완료해야 한다고 옆에서 닥달하고, 안달하고...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 말도 안되는 일정에 맞춰 끝낸다면 그건 인간 승리요, 연봉협상시 따블(?)을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 되지만 현실은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덤벼도 보았지만 결국에는 GG치고 나름 일정 및 설계 빡시게 해서 하다 보면은 일정 넘어가는건 당연지사요, 넘어간 일정에 대한 보상이랍시고 클라이언트가 추가로 제시하는 말도 안되는 요구조건을 무슨 꽂감이라도 되는 것처럼 넙죽넙죽 받아오는 모습을 보면 처음 마음 먹었던 일정, 설계는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가 버리고 머리속은 백지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분명 내가 만든 루틴이고 코드, 주석인데 나중에 보면 도대체 뭔 소린지 모르게 되더라.

지금 다니는 회사 바로 전 회사까지만 해도 이 상황이 100% 맞았었다.
사람들은 좋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모든 직원을 이성을 잃어버리고 회사 그만두게 만드더구만.
(그 미꾸라지 기획 팀장이었음.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사장님도 GG 하셨다는... 쿨럭)

지금 회사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대략 좋지 않다), 줄줄이 나간 회사 동료 및 선배들 때문에 결국 내 상황이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들은 선견지명이 있었을까?
상황이 안좋게 기울어 가는걸 눈치채고 나간 것일까?

오늘 내가 할 일도 아닌데(난 응용 어플 개발자가 아님) 단지 나 혼자 사무실에 남았다는 이유로 군대 제대후 최대 삽질을 하고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위의 글이 생각나서 다시 읽어 보았지.

뭘까... 이 공허함은.

덧1) 우리 회사 합병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개발자가 120명이나 되는 회사가 뭐 먹을게 있다고 우리 같은... 쿨럭.

덧2) 우리 대표님 나보고 여권부터 일단 만들어 놓으라고 하시던데...
       혹시 외국 어선에 팔아 버리시려고 하나? 털썩.

덧3) 그래도 난 저 글을 쓰신 분처럼 살인적인 야근은 안해서 다행이다(응?)

덧4) 집에와서 마저 쓰다가 책상 앞에 있는 거울을 봤는데...
      거울 안에 팬더가 한 마리 있다. 제기랄.
개발자로 살아가는게 정말 힘들다.
비전공자로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후회된다.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었는데,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

97년 인터넷을 처음 접하고, 검색엔진이 미약하던 시절 즐겨 사용하던 검색 사이트 중에 하나였던 Altavista의 핵심 개발자 Paul A. Flaherty가 심근경색으로 42세에 타계했다.

이 포스트를 빌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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